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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

파스칼 키냐르

by 영감은어디에 2023. 1. 14.


나는 매우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가 새벽 2시 혹은 3시 무렵에 깬다.
그리고 침대에서 오전 11시까지 일을 한다.
그리고 침대에서 일어나면 내 하루 작업 일과는 끝난다.

정원으로 내려온다.
나는 아주 오래된 도시에 사는데, 욘강이 흐르고 그 강을 죽 따라 있는
세 채 중 작은 집에 산다. 이 집은 나의 암자같은 곳이다.

내 산책은 간단하다. 강을 따라 걷는 게 전부다.
그래서 이 강가에 사는 모든 동물들을 하나하나 다 알고 있다.
멈춰 서서 백조나 고양이들한테 먹이를 주기도 한다.
또 새들이 나뭇가지로 지은 작은 집들을 바라보기도 한다.
그러다 돌로 된 낡은 계단과 만나고 그곳을 올라가면 바로 조금 번화한 길가가 나온다.
빵을 사고, 포도주와 야채를 산다. 자, 이게 나의 첫 번째 산책이다.

나는 식당을 좋아하지 않는다.
너무 시끄럽고, 가끔은 음악을 너무 크게 틀기 때문이다.
(그런 식당이 나오면 얼른 도망간다).
나는 혼자 먹는 걸 좋아한다.
조용히, 옆에 내 두 대의 피아노와 내 현악기들이 있는 곳에서 먹는 걸 좋아한다.
나는 악보를 많이 읽는다. 해가 저물기 시작하면 피아노를 친다.
하지만 음악을 많이 듣지는 않는다.
이게 내 하루의 산책이다.

도서명 : Axt (2016) 발췌



저는 공자 같은 사람이었다가 장자 같은 사람이 되었습니다.
저는 인생의 전반부에서는
제게 최초의 것이라 여겨지는 것들은 모두 해보려고 했습니다.
말하고 가르치고 세상을 만나고 끼니마다 식사도 하고요.
하지만 결국은 저를 구속하는 것들이었고,
25년 후에 저는 모든 것을 그만두었습니다.

제가 하는 일로부터 보수나 인정을 받길 바라지도 않아요.
제게 어떤 역할이 부여되길 바라는 것도 아니에요.
제가 저를 작가로 간주하지 않는다는 것은 바로 이런 의미에서였습니다.

제 삶의 바탕을 어떻게 스스로 정의하겠습니까?
제 바탕은 침울, 독서, 음악, 에로스, 은둔 같은 것들로 나눠집니다.
인생의 모든 나이에서 저는 '고독 - 복구 - 황홀경 - 독서 - 글쓰기 - 새벽의 명상'
(이것을 한 단어로 뭐라고 할지 모르겠습니다)이 꼭 필요했습니다.
새벽이 오기 전부터 정오까지의 시간 동안이요.
그리고 반나절 동안 음악을 듣죠.
이건 매일같이 내가 들러야 하는 생명줄 같은 정류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