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에틀 미스테리 북숍은 왜 폐업하는가
저희 서점은 9월 30일 토요일 영업 종료 시간에 폐점할 예정입니다.
왜냐고요? 여러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아마존 때문이냐고 물을 겁니다.
물론 그렇게 답하는 게 간단하긴 합니다.
하지만 그동안 일어난 도서출판계의 거대한 변화와 경제 전반의 변화가 훨씬 더 큰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모든 일을 정확히 이야기 하려면 초대형 서점이 부상하던 시기로 올라가야 합니다. 초대형 서점의 부상은 분명 좋은 일이었지만 초대형 서점은 책을 큰 폭으로 할인하는 풍조를 만들어 냈습니다. 대형 서점은 수익을 위해 단행본 외에도 음반, 달력, 커피와 잡지를 손님에게 팔았고 책을 그 유인책으로 사용했습니다. 덕분에 많은 사람이 초대형 서점으로 향했죠.
이런 상황에서 작은 독립 서점은 대형 서점과 경쟁 할 수 없었습니다.
출판사는 대형 서점에 주력해야만 했습니다. 소형 서점이 할 수 없었던 대형 서점의 횡포를 묵인했습니다.
전자책의 부상은 독립 서점에 또 한 번 치명타를 입혔습니다.
출판사는 양장본을 출간하면서 휠씬 더 싼 전자책을 내놓았습니다. 전자책을 읽는 독자의 추세를 따라 양장본 매출이 줄어들자 출판사는 책 가격을 올리는 방식으로 대응했고, 더 많은 독자가 전자책으로 몰려들었습니다.
하지만 전자책 판매 대금으로는 가게 월세나 직원 급여를 줄 수 없습니다. 타이어에서 양말까지 모든 걸 파는 거대한 상점이 아니라면 그건 작동하지 않는 사업 모델입니다.
두 번째 요인은 경제 전반입니다.
경기 후퇴는 수많은 직장을 앗아 갔고 수많은 사람이 경제적으로 불안정해졌습니다.
모든 소비재의 가격이 올라 취미에 쓰는 돈은 더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했습니다.
이 후퇴의 흐름에서 아마존만 예외입니다. 네. 그들은 진짜 요리를 잘하죠?
돈이 없는 사람은 재미있는 것에 돈을 쓰려면 엄청 할인해 주는 곳으로 찾아가죠.
게다가 쇼핑하러 갈 시간이 없기 때문에 편리한 배송을 택하죠.
세 번째 요인은 세대 문제입니다.
이전 세대는 책을 모았습니다. 그들은 초판본에 또 서명본에 열광했고 자신이 수집하는 작각의 작품 가운데
놓친 것을 찾아 빈 자리를 메웠습니다. 수집가 세대의 손자녀는 책을 살 만한 잉여수입이 아직 없습니다.
막대한 대학 등록금과 빚과 월세, 융자금 사이를 헤매고 있습니다. 뭔가를 읽는다 해도 휴대폰에서 온라인으로 주문하는 것이 싸고 쉽죠.
한 미스테리 작가가 물었습니다.
"왜 도와 달라고 하지 않은 거죠?"
저는 그 작가와 또 다른 작가 두 명에게 사인회를 해달라고 편지를 썼습니다.
출판사에 영향력을 발휘해 작은 서점에 사인회 우선권을 주도록 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러나 전 그들 누구에게서도 답장을 받지 못했습니다.
저는 여러 작가에게 간절히 호소했고, 도움을 요청했을 때
그들은 사인회가 아닌, 이미 사인되어 있는 책을 보내왔습니다.
몇 년 전부터 이렇게 되지 않으려고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도서 판매 매출만으로는 충분치 않았으니까요.
밀린 세금과 월세를 지불하기 위해 인터넷 펀드를 받았지만 충분치는 않았습니다.
점원에게 급료를 줄 수 없어서 점원을 줄였고 서점을 매물로 내놓기까지 했습니다.
가게를 닫으며 저희는 모두 상심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빌(이전 서점주인)을 실패하게 한 것만 같아서 괴로웠습니다.
하지만 저희 모두는 수년동안 이 서점을 계속하려고 힘들게 싸워 왔고 최후의 마지노선으로
소수의 독자를 유지하려고 오래 일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제 안녕이군요.
이제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그건 미스테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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